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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E5 ] FPS 게임에서 '프레임'의 중요성

Dev_Moses 2023. 12. 23. 21:06

 

 

하드코어 게이머라면 목숨을 거는 것이 있다. 게임 프레임(frame)이다. 특히 FPS(1인칭 슈팅 게임)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더욱 더 프레임에 민감하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단 몇 프레임의 성능을 올리기 위해 수 십 수 백 만원의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 게이머들은 왜 프레임에 목숨을 걸까? 대체 프레임이란 무엇일까?


프레임레이트?  FPS?

 

흔히 게임 프레임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단어는 잘 따져보면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프레임이라는 용어 자체는 동영상을 구성하는 개별 정지 이미지를 말한다. 어릴 적 교과서 같은 책 구석에 미세하게 다른 그림을 여러 장 그린 다음, 한 번에 좌라락 넘기면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경험(이를 플립북Flipbook이라 한다)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장 한 장의 이미지가 프레임이다.

 

 

 

FlipBook

 

 

대체로 게이머가 말하는 게임 프레임이라는 용어는 개별 프레임이 아니라, 프레임레이트(frame rate)나 초당프레임(Frames Per Second)를 가리킨다. 간단히 정리해 화면에 1초당 몇 개의 프레임이 표시되는가를 세는 단위다. 흔히 말하는 60프레임, 120프레임, 144프레임이라는 단어는 정확히 말하면 앞에 ‘초당’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오늘날 게임에서는 초당 60프레임이 일종의 기준(?)이 되지만, 매체나 시대 심지어 지역에 따라 기준이 되는 초당 프레임은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초창기의 영화는 16~24프레임으로 제작되었으며, 오늘날의 영화는 초당 24프레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초당 48프레임이나 60프레임, 심지어 120프레임으로 제작된 영화도 등장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등장한 텔레비전의 경우, 브라운관의 특성 때문에 각 지역마다 공급되는 교류 전력의 주파수에 따라 초당 프레임이 결정되었다. 유럽 지역에서는 50Hz의 교류전류를 사용하므로 초당 25프레임을 기준으로 하는 TV가 보급되었고, 미국/일본/한국에서는 60Hz의 교류전류를 사용하므로 초당 30프레임을 기준으로 하는 TV가 보급되었다.

 
 

대체로 초당 프레임수가 많으면 화면을 더 부드럽다고 느끼기 때문에,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품질’로 여겨지는 초당 프레임의 한계도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게임의 경우 이제 초당 60프레임을 유지하지 못하면 ‘렉이 걸린다’고 느낄 정도로 상한선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하드웨어의 발달로 초당 120프레임이나 144프레임까지 추구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도 크게 늘어났다.

왜 게임 프레임에 목숨을 거는가?
다른 분야와는 달리 유달리 게임 분야에서 높은 초당 프레임 수를 추구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한 번 컨텐츠를 만들면 초당 프레임수가 고정되는 영화, 애니메이션, TV프로그램과 달리 게임은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하드웨어 사양에 따라 얼마든지 초당 프레임 수를 올려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크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프레임 더블링 등의 기법을 사용해 억지로 초당 프레임 수를 올리면 창작자의 원래 의도와는 다른 결과물이 나오거나, 매우 이질적이고 심지어 불쾌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반면 게임에서는 초당 프레임 수를 올리면 컨텐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여러가지 이득을 볼 수 있다.

 

초반에 최적화 문제로 악명이 높았던 '배틀그라운드'

 

가장 직접적인 이득은 게임이 더 잘 된다는 것이다. 어이없어 보이는 이유지만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프레임에 목숨을 거는 가장 큰 이유다. 이는 빠른 상황 판단과 반응을 요구하는 슈팅 게임에서 특히 더 그렇다. 기본적으로 초당 프레임수가 높으면 상황파악에 더 유리하며, 초당 프레임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게임의 승패와 직결된다. 최적화가 좋지 않던 ‘배틀그라운드’ 초창기 시절, 중요한 순간 의문의 버벅거림으로 치킨을 놓쳐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게임에서 초당 프레임 수는 단지 게임이 잘 되냐 안 되냐의 문제만도 아니다. 낮고, 불안정한 초당 프레임 수는 3D 멀미를 유발한다. 낮거나 불안정한 프레임 속도 때문에 게임 실력도 오락가락하고, 멀미까지 일어나니 어지간하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많은 게이머들이 게이밍 PC를 새로 구성할 때 자신이 주력으로 삼는 게임의 초당 60프레임 유지를 사양 기준으로 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사람은 초당 프레임이 높으면 화면이 더 부드럽고 매끈하다 인식한다. 한 마디로 눈이 즐겁다는 이야기다. 예전에는 ‘사람은 60FPS 이상은 인식하지 못한다’류의 이야기가 인터넷에 돌았지만, 환경에 따라 인간의 눈으로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개인에 따라 초당 프레임 차이에 둔감할 수는 있지만, 그 차이 자체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영역이다.

2021년 현재 모니터의 대부분은 60Hz의 화면 주사율 사양이지만, 최근 120Hz나 144Hz의 화면 주사율을 갖는 고급 게이밍 모니터가 여기저기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같은 게임을 해도 기왕이면 게임 자체도 잘되고, 멀미도 안나고, 좀 더 고오급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는 당연한 욕망이다.

심지어 240Hz 모니터도 나와있다

 

단, 모니터에서 화면 주사율의 개념은 초당 프레임 수와 약간 다르다. 모니터 사양에 나와 있는 화면 주사율은 해당 모니터가 1초에 몇 장의 프레임을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지를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말하는 초당 프레임 수는 그래픽카드 등의 하드웨어가 초당 몇 프레임을 연산할 수 있는지를 표시한다 생각하면 쉽다.

간단한 예로 비록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 화면 주사율이 60Hz라도, 그래픽카드에서 쏴 주는 초당 프레임 수는 그 이상일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실제 눈으로 보는 프레임 수는 모니터 화면 주사율에 따라 결정되므로 60프레임일 것이다. 이런 경우 낭비되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모니터 화면 주사율에 맞춰 시스템에 여유를 주는 방법(프레임 제한)도 있다.

게임에서 프레임속도는 중요하지만,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해야
하지만 게임에서 높은 초당 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빵빵한 시스템(가정용 게임기라면 Xbox Series X같은 고성능 모델)은 기본이며, 높은 화면 주사율을 갖춘 고급 모니터도 필요하다. 현 세대 게임에서 4K 이상의 고해상도로 높은 초당 프레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

실은 모니터의 높은 화면 주사율은 마치 동전의 앞 뒷면과도 같다. 시스템이 초당 프레임 수를 모니터의 높은 화면 주사율에 맞춰 유지할 사양이 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여러 가지 좋지 않은 현상이 일어나 눈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게이머들이 60프레임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비용 대 효율 면에서 제일 무난하기 때문이다.